말한 대로 들리지 않는 세상, 마케터는 무엇을 설계해야 할까?

고객은 우리가 말한 대로 듣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맥락과 경험을 통해 콘텐츠를 해석한다.

고객의 귀는 열려 있지만, 우리의 말은 도착하지 않는다

디지털 마케터라면 모두 알고 있다.
고객의 행동은 우리가 전달한 콘텐츠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같이 기획서를 쓰고, 메시지를 정의하며, 광고 문구를 수십 번씩 갈아엎는다. 그런데도 고객은 ‘엉뚱한 곳’에서 반응하거나, 아예 무반응으로 스쳐간다.

이건 단순히 콘텐츠의 퀄리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말하고 있지만, 그들이 듣고 있는 건 전혀 다른 것일 수 있다.

콘텐츠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는 말했다”는 메시지는 이제 의미가 없다.
진짜 중요한 건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였느냐이다.

  • 브랜드가 ‘혁신’을 말해도, 고객은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 브랜드가 ‘가치’를 말해도, 고객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고객은 단어보다 이미지, 뉘앙스, 위치, 반복, 주변 맥락을 통해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텍스트보다 그 안에 깔린 기대, 비언어적 신호, 채널의 맥락이 더 강력하다.

그리고 이 해석은 브랜드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설계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구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콘텐츠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인식,연결,공감
콘텐츠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인식의 설계를 위한 3가지 질문

우리는 지금부터 ‘무엇을 말할지’보다
‘고객의 인식 속에 어떤 구조를 설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고객은 이 콘텐츠를 어디에서 마주치는가?

  • 검색인가, 추천인가, SNS 스크롤 속인가?
  • 목적 기반 소비인가, 우연한 노출인가?

이 첫 순간이 이해의 톤을 결정한다.

둘째, 이 콘텐츠는 무엇과 나란히 존재하는가?

  • 경쟁 브랜드의 유튜브 영상?
  • 커뮤니티의 솔직한 후기?
  • 가격 비교 사이트?

콘텐츠는 항상 ‘문맥 속 존재’이기 때문에,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고객은 이 메시지를 자기 경험 안에서 어떻게 해석할까?

  • 경험이 많은 고객은 ‘무시하거나’, 반대로 ‘비판적으로 본다’
  • 초보자는 ‘막연하게 호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긴다’

결국 중요한 건 고객 인식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구글의 Messy Middle, 그리고 콘텐츠의 생존 전략

오늘날 고객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콘텐츠를 지나친다.
읽고, 저장하고, 클릭하고, 닫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지나친다.


왜일까?
우리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갈 여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Messy Middle 프레임워크는 이 현상을 명확히 설명한다.
고객은 ‘탐색과 비교’의 사이를 끝없이 교차하며, 순간순간 인식이 뒤바뀐다.

우리가 이 복잡한 여정 안에서 선택되기 위해선,
콘텐츠(상품, 광고, 블로그, 유튜브, 쇼츠, 커뮤니티)가 ‘한 덩어리로 인식’되어야 한다.

브랜드는 이 여정에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하고,

그 가시성 안에서 일관된 해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말하고, 고객은 해석한다. 그 사이를 설계하는 것이 전략이다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피자의 도우와 같다.
콘텐츠는 그 위에 얹는 토핑이다.

  • 도우가 균형을 잡지 못하면 어떤 토핑도 유지되지 않는다.
  • 토핑이 어울리지 않으면 고객은 다시 찾지 않는다.

또한 전략은 나무와 같다.

  • 뿌리는 기술과 데이터,
  • 줄기는 브랜드의 철학과 서사,
  • 가지는 다양한 콘텐츠 메시지들이다.

바람이 불면 약한 가지는 부러지고,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해야 한다.

마케터는 이 나무가 똑바로, 오래, 건강하게 자라도록 설계하는 사람이다.


참고: 콘텐츠 마케팅은 나무의 가지를 관리하는 일이다.

우리는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콘텐츠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콘텐츠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말하는 방식’보다 ‘인식되는 방식’을 중심에 두고,
해석 가능하고 선택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말한 그대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들릴지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