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기에 더 궁금한 순간
투명 너머의 풍경이 상상력을 자극할 때산책은 걷는 행위이지만,그 속엔 멈춤이 있고, 관찰이 있으며, 때로는 상상이 깃든다.후쿠오카의 어느 평범한 버스 정류장 앞.나는 우연히 이 유리를 마주했다.유리는 투명했지만, 완전히 투명하진 않았다.세로로 길게 패인 줄무늬는 풍경을 왜곡했고,그 너머의 나무와 하늘, 풀과 그림자는 흘러내리는 듯 보였다.사실 그대로의 풍경은 어쩌면 더 평범했을 것이다.하지만 이 유리를 사이에 두자, 그 평범함은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변했다.무언가가 가려졌을 때, 우리는 그 너머를 상상한다.형체는 흐려지지만 색은 더 뚜렷해지고,현실은 사라지지만 감각은 더 또렷해진다.이 장면을 보며 나는 문득,‘직접 본다’는 것이 항상 가장 선명한 이해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오히려 한 겹의 레이어, 하나의..